
낭만 여행과 소도시 탐방
서울은 벗고, 시골 정취는 걸치다: 낭만 여행의 새로운 정의
2025년 10월의 기차역은 북적거린다. 하지만 목적지는 서울이 아니다. 남이섬도, 강릉도 아니다. 기차에 탄 젊은이들이 목표로 하는 곳은 전주의 한 골목, 해남의 작은 카페, 보령의 무명 펜션이다. 과거에는 여행이라고 하면 '핫플레이스'를 향해 달렸다. 그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각도로 같은 사진을 찍는 것을 당연시 여겼다. 하지만 2025년은 다르다.
여행의 정의가 바뀌었다. 이제 '보이지 않는 곳'을 찾는 것이 트렌드다. '낭만 여행'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정확히 정의되었다. 비싼 호텔, 화려한 액티비티, 인생샷 스팟 – 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대신 "그냥 있는 것을 느끼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가기 전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길을 잃어도 좋고, 누군가의 추천이 아닌 우연한 발견을 중시한다.
🏮 전주 한옥마을의 변화
한때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전주 한옥마을은 이제 조용하다. 대신 인스타그래머보다 예술가가, SNS 사냥꾼보다 소설가가 더 많아졌다. 한 테이블에 앉아 4시간을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20대 여성, 스케치북을 펼친 화가들. 평온한 일상 속 창작의 공간으로 변했다.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도 부활했다. 자동차로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기차의 창문으로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하는 시간을 택하는 이들이 늘었다. 지난 9월 한국철도공사의 데이터에 따르면, 심야 열차의 승객은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여행은 '도착'이 아닌 '과정'이 되었다.

🌊 해남 작은 펜션의 일상
"여기 오는 사람들이 달라졌어요." 한 펜션 주인의 말이다. 3년 전만 해도 카톡에서 "남해 가자!"였다면, 이제는 "해남에 조용한 펜션 있어?"가 더 흔해졌다. 바다를 보며 책을 읽고, 해 질 녘을 바라보는 시간. 그것으로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포스트-인스타그램 시대'의 도래라고 말한다. SNS 피로도가 극도에 달한 세대가 의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여행의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이다. 한 여행 블로거는 이렇게 정의했다. "낭만 여행은 '나만의 발견'이 있는 여행이다."
2025년의 소도시는 새로운 관광자산으로 떠올랐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특색 있는 골목', '숨은 카페' 같은 소박한 매력을 살리기 시작했다. 관광객 수는 적지만, 방문객들의 만족도는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