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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혐오·젠더 갈등과 플랫폼 디자인 문제

by 허니아니 202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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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왜 혐오의 온상이 되었나? 플랫폼이 만든 갈등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매일 쏟아지는 혐오 발언들. 남녀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온라인 공간은 점점 더 극단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왜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더 잔인해질까요? 문제는 플랫폼 자체의 설계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익명성이 만드는 괴물

한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인터넷은 왜 혐오의 온상이 되었나? 플랫폼이 만든 갈등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매일 쏟아지는 혐오 발언들. 남녀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온라인 공간은 점점 더 극단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왜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더 잔인해질까요? 문제는 플랫폼 자체의 설계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익명성이 만드는 괴물

한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대부분 익명성을 보장합니다. 디시인사이드, 일베, 여성시대, 에펨코리아 등. 닉네임조차 없이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익명성은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책임감을 없앱니다.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으니 어떤 말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나를 모르는데 뭐가 문제야?"라는 심리가 작동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익명 환경에서 사람들은 오프라인보다 3배 이상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도 인터넷에서는 쉽게 내뱉습니다.

알고리즘이 증폭시키는 혐오

더 심각한 문제는 플랫폼 알고리즘입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사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려면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를 보여줘야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정치 영상 하나를 보면 알고리즘은 점점 더 극단적인 영상을 추천합니다. 중도 보수 영상을 보면 극우 영상을, 중도 진보 영상을 보면 극좌 영상을 추천하는 식입니다.

결과는? 사용자는 에코 챔버(Echo Chamber)에 갇힙니다. 나와 같은 생각만 듣고, 반대 의견은 차단되고,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달립니다.

젠더 갈등, 온라인이 만든 전쟁터

한국의 젠더 갈등은 온라인에서 극단적으로 표출됩니다:

남초 커뮤니티: "여자들은 역차별을 일삼는다",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다"라는 담론이 지배적입니다. 군 복무, 징병제 등을 중심으로 남성 피해 담론이 확산됩니다.

여초 커뮤니티: "남자들은 잠재적 가해자다", "한남충"과 같은 혐오 표현이 난무합니다. 성범죄, 데이트폭력 등 여성 피해 경험이 공유되며 남성 전체에 대한 불신이 커집니다.

문제는 이 두 공간이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피해 경험만 공유하고, 상대를 악마화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없습니다.

플랫폼 설계의 문제점

온라인 혐오는 개인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플랫폼이 구조적으로 혐오를 조장합니다:

  • 추천 알고리즘: 극단적 콘텐츠를 우선 노출시킵니다
  • 익명성 보장: 책임감 없이 혐오 발언을 할 수 있습니다
  • 커뮤니티 분리: 비슷한 생각의 사람들끼리만 모이게 합니다
  • 신고 시스템 부재: 혐오 게시물을 신고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 수익 구조: 클릭과 체류 시간이 수익이므로 자극적 콘텐츠를 방치합니다

해외는 어떻게 대응하나?

독일: 네트워크 집행법(NetzDG)을 제정해 플랫폼 기업이 24시간 내에 혐오 표현을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프랑스: 온라인 혐오 발언에 대해 1년 징역형과 4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플랫폼 기업에 불법 콘텐츠 삭제 의무를 부여하고, 알고리즘 투명성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개인 차원:

  • 익명 뒤에 숨어 함부로 말하지 않기
  • 극단적 콘텐츠는 클릭하지 않기
  • 다양한 관점의 의견 듣기
  • 혐오 표현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하기
  •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기

플랫폼 차원:

  • 알고리즘 투명성 공개
  • 혐오 표현 자동 감지 시스템 도입
  • 신속한 신고 처리 시스템 구축
  • 극단적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개선
  •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강화

정부 차원:

  • 플랫폼 규제 법안 마련
  •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 제시

대화의 공간을 되찾자

온라인은 원래 사람들을 연결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었습니다. 언제부터 증오와 갈등의 장소가 되었을까요?

우리는 기술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플랫폼이 우리를 조종하게 두지 말고, 우리가 플랫폼을 통제해야 합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대로 클릭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혐오는 바이러스처럼 퍼집니다. 하지만 공감과 이해도 전염됩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온라인에서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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